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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독서] 칼 비테 교육법(칼비테 著)

 

 

칼비테 교육법은 이지성 저서 『에이트』에서 AI와 인간의 차별성을 위한 교육 지침서라고 강조하고 있다. 프뢰벨과 몬테소리의 교육 철학 역시 칼비테에 뿌리를 두고 있을 만큼 근대 유치원과 홈스쿨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지성 저서 『리딩으로 리드하라』, 『내 아이를 위한 칼 비테 교육법』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을 할 정도로 극찬하고 있다. 하버드를 거쳐 MIT에서 '인공두뇌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창시한 레오 위너 교수의 소개로 [칼 비테 교육법]을 접하고 자녀에게 '칼 비테식 교육'을 했던 다른 교수들의 자녀들 모두 십대 초반에 하버드에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에이트』의 내용을 인용할 수 밖에 없는데,

알파고를 예를 들어 칼 비테의 교육 방식이 실리콘밸리와 MIT가 추구하는 공감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의 원천이라고 강조한다.

 

구글은 래리페이지와 세르게이브린 주도로 알파고가 탄생했다. 한참 과거에 레오 위너의 아들인 노버트 위너는 '칼 비테식 교육'을 통해 MIT 교수로 재직하면서 인공신경망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된다. 월터피츠는 프로그램 내장형 컴퓨터인 '에드박'을 만든다.

 

다른 사건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이 결과에 대한 뿌리를 '칼 비테식 교육법'에서 찾는다.

 

 

재미있는 일화는 '칼 비테 교육법'의 원문을 처음 발견한 레오 위너 교수가 독일어 원전의 3분의 1을 삭제한 불완전한 영어 번역서를 세상에 나놓았고 친한 교수들 일부에게만 원전을 공유했다고 한다.

 

불완전한 영어 번역서는 1970년대 일본으로, 2000년대 초반에는 중국으로 넘어가 열풍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 나라에는 불완전한 영어 번역본의 일본어 번역, 중국어 번역본을 다시 번역, 출간하여 저자인 칼 비테의 교육법이 제대로 담겨있지 않았고 심지어 중국어 번역서는 자체 창작(?)한 내용까지 가미했다고 하니 원전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출판사 [차이 정원]에서 출간한 『칼 비테 교육법』은 200년 전에 작성된 원전을 번역하였기에 칼 비테의 교육 철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칼 비테가 미숙아를 천재로 키웠다고 표현을 하지만 책 내용을 읽어봐도 어떤 부분이 미숙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다.

 

칼 비테 역시 본문에서 평범하더라도 '건강하고 적절한 교육을 받는다면 누구든 행복한 천재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에서 '미숙아'를 예로 든 것은 다소 과장되었거나 마케팅용으로 쓴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초반 내용은 칼 비테의 교육 철학과 이에 대한 세간의 반박이 주를 이루었고 적개심마저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칼 비테 자신의 교육 철학에 대한 신념이 견고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칼 비테의 아들 요한 하인리히 프리드리히 칼 비테가 3세 때 모국어를 깨우치고, 9세 때 6개 국어를 통달, 10세 때 라이프치히대학교 입학, 13세 때 독일 기센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인 칼 비테 목사가 어떤 노력과 사랑을 쏟았는지를 보며 그 과정이 더 놀랍다고 느꼈다. 그가 말하는 '제대로 된 교육'의 수준이 현재로서도 쉽게 따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외국어, 철학, 역사에는 왠만한 전문가를 뛰어넘는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었고 올바른 인격체로 성장시키기 위해 절제하고 감사하는 태도를 훈육하는 과정을 보며,

말 그대로 '칼 비테 식'의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다면 누구든 행복한 천재가 될 것이라는 말이 당연하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재미있었던 부분은 현재에도 갑론을박이 심한 조기교육에 대한 논쟁이었다. 200년 전에도 조기교육이 아이를 망칠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고 칼 비테는 그에 대한 반박을 했던 것이다.

 

또 다른 것은 칼 비테 주니어의 사교성을 위해 아이들과 어울려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에 그렇게 따랐지만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아이들과 어울림으로 인해서 나쁜 영향을 받았다는 일화이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겠다는 생각보다 '부모인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에 대한 고민이 더 컸다.

 

칼 비테는 아이를 갖기 전인 10년 전부터 자녀에 대한 교육 철학을 이미 거의 완성시키고 태어나면서 실행한다.

 

그의 노력에 비하면 육아에 대한 어떤 공부도 하지 않고 아이를 키웠던 내가 부끄럽기만 한다.

 

칼 비테가 말하기를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고 아들은 건강하고 욕심없고 이웃에게 이로움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과거 SBS에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문제는 '부모'가 갖고 있었고 '부모의 변화'를 통해 아이도 달라지게 됐다.

 

 

 

 

아이들에게 학원을 보내고 숙제를 주는 역할만 했지, 나 스스로 공부하고 책 읽는 모습은 얼마나 보여줬을까.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라는 표현처럼 결국에는 부모인 내가 좀더 성숙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어린 아이는 어른의 시선에서는 유약하고 모르는 것이 많은 존재일 수 있지만 우주와 연결된 천재성을 타고났다고 믿는다. 부모인 내가 그 천재성을 짧은 지식으로 소멸시키는 것은 아닐까.

 

칼 비테가 실천했던 모든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은 되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1)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2) 많은 대화를 나누며 3) 새로운 풍경과 장소에 가는 노력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결국에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인데 처음 태어났을 때 들었던 마음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찌보면 이 책의 내용은 책 뒷면 표지에 잘 압축되어있다. 우리 아이가 어떻게 자라면 좋을 지, 부모인 나는 어떤 노력을 할 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칼 비테 교육법』, 칼비테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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